아스카 성우 : 90년대에는 애니메이션이나 성우 그리고 오타쿠들을 동물 취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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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animeupdates/status/2077412070950092964
하지만 당시만 해도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일부 열성 팬들이 지탱하는 분야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성우가 지상파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마치 희귀한 동물이나 신기한 구경거리처럼 취급받곤 했죠.
대놓고 무시하는 듯한 말을 듣는 일도 있었고, 오타쿠 팬들을 우습게 여기거나 차별적으로 다루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진행하던 공개 라디오 방송에 방송국 취재진이 찾아온 적이 있어요. 사전에 전달받은 취재 주제는 ‘최근 뜨거워지고 있는 애니라디오 업계의 열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방송된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오타쿠 문화를 소개하는 방송이 아니라, PC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를 다룬 ‘테크노 의존증’ 특집이었던 겁니다. 오타쿠를 일종의 병리 현상처럼 묘사하고 있었죠.
당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획 회의에 참석했는데, 담당 디렉터는 그 내용이 제 팬들과 애니메이션 업계를 깎아내리는 기획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출연자들이 다 함께 오타쿠를 징그러워하며 조롱하는 구도를 두고, “방송으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겠어요?”라며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방송계 사람들은 원래 남을 괴롭히는 걸 좋아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순식간에 정이 떨어졌죠.
결국 저는 “이런 기획이라면 출연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이후 제작진이 기획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고, 저도 “내용을 바꾼다면 출연하겠다”고 답한 뒤 녹화 당일 현장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녹화를 시작해 보니 기획은 처음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속은 것이었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어서, 결국 해당 방송을 내보내지 말고 그대로 묻어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 TV 방송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트라우마에 가까웠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연예인과 방송 관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성우라는 직업의 위치도 이전보다 확실히 자리 잡았고, 서로 존중하며 일할 수 있는 좋은 현장도 많이 생겼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세상이 참 좋아졌고, 좋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행복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출처: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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